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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GMO 위해성 심사, 이제 결판을 내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8-19
조회
19

[기고] GMO 위해성심사, 이제 결판을 내자

2020-08-19 12:33:42 게재
김동헌 미래식량자원포럼 부회장

1996년 이후 세계의 GMO작물 개발과 재배면적 확대는 멈춘 적이 없다. 상업적 재배가 승인된 GMO작물은 500여종에 달하며 재배면적(2019년 기준)도 1억9000만 헥타를 넘어섰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쌀 생산량(374만톤)의 2.5배 가량인 1000만 톤의 GMO작물을 수입했다.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수입국이다.
그런데도 과학계는 거대한 규제장벽 앞에서 헤매고 있다. 국내 GMO제도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특히 위해성심사는 ‘협의심사’라는 독특한 제도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농촌진흥청의 농업용 위해성 심사에는 보건복지부의 인체 위해성 협의심사, 환경부 자연환경 위해성 협의심사, 해양수산부 해양환경 위해성 협의심사를 포함한다.


GM잔디 위해성 심사는10여년째 지연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내에는 위해성심사를 끝까지 마무리한 실적조차 없다. GMO에 엄격한 유럽연합 회원국에도 재배하는 국가가 있는데도 말이다. 정부는 바이오그린21사업 등을 통해 GMO 관련 기술역량을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정부가 상용화의 길을 막고 있는 형국이다.
위해성심사는 법률로 규정돼 있다. 각 부처는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설치한다. 위원회는 개발자가 제출한 자료를 검토해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위해 정도를 판단한다. 심사원칙은 객관성과 검증가능성 등 과학적 검토다. 두번째 원칙은 청구일로부터 270일 이내에 심사를 완료해야 한다. 마냥 지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심사기간이 길어지면 신청자는 시간과 개발비뿐만 아니라 다른 연구를 못하는 기회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국가는 자국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규제를 시행한다. 국민의 건강과 환경에 위협이 되는 요소를 배제하는 것이 우선이다. 위해성이 크다면 금지해야 한다. 하지만 별다른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연구자들의 성과에 대한 판단을 미루는 것은 문제다.
이효연 제주대 교수 연구팀은 수십억원의 연구비, 20여년의 시간을 투자해 제초제에 강한 잔디를 개발했다. GM잔디가 처음 개발된 2007년 즈음 꽃가루에 의한 GM 유전자가 생태계로 전이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개발자는 방사능 처리로 꽃대가 생기지 않는 변이체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이 교수의 잔디는 우리나라에서 GMO 기술의 실용화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GM잔디 위해성 심사는 10여년 째 지연되고 있다. 긴 세월에 연구자들은 국내 상업화가 불가능하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한다. 연구성과를 해외로 가져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동안 노력을 통해 끌어올린 국내 기술이 국외로 유출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반면 미국에서는 2015년 GMO 잔디의 재배를 승인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우리 것과 비슷하게 꽃가루 생성을 억제한 잔디 개발에 나섰다. 현재 꽃가루가 생기지 않는 잔디 기술은 우리가 미국보다 앞섰다. 하지만 위해성심사가 지금과 같이 지지부진할 경우, 미국의 추월은 시간문제다.


가부간 결론내리고 과학적 이유 제시해야
이제는 결론을 내려야 할 때다. 과연 GMO 잔디가 인체와 환경에 해로운지 가부 간 결론을 내리고 과학적 이유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하고 국내 GMO 연구개발자들에게 부정확한 정책 신호를 주는 잘못을 범하지 않을 수 있다.

[출처] 내일신문 오피니언 2020.08.19